얼마전 '놀러와'에서 싸이와 김장훈이 술마시다 지나가는 강아지한테 시비건(...)에피소드를 듣고 한참을 웃었다. 생산성없어보이는 장난질이지만 정말 친한사이에서만 가질 수 있는 그네들의 만취유희가 너무나도 부러웠기때문이다. 그러고보니 술마신지도 오래됐구나. 8월경에 심하게 음주를 하고 며칠간 끙끙앓은적이 있어서 당분간 금주선언을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찬바람이 불면 왠지 오뎅에 소주한잔이 절로 그리워진다.
술이 먹고싶다. 잘차려입고 와인이나 칵테일을 마시며 정치와 경제, 인간사를 논하는 그런 폼나는 술자리말고 막술이 그립다. 화장지우고 머리는 질끈 동여매고 츄리닝으로 갈아입어 언제든지 마시다 뻗을 수 있게 이불까지 세팅한 후 마시는 친구들간의 막술말이다. 그러다가 사놓은 술이 떨어져서 비틀거리면서 편의점에 다시 사러가고, 그러면서 길가에 약간의 기물파손(?)행위를 하기도 하고, 전혀 이성적이지않은 농담-하늘이 왜 파랗지? 그건 빨갛지않기때문이야-에도 숨이 끊어져나갈정도로 웃을수 있는 그런 상태. 그순간만큼은 취한 인간들 모두 어린아이의 동심으로 회귀한다. 괜찮다. 우리는 평소에 너무 많은 고민을 하고 살기때문에 가끔은 이렇게 자신을 놓아버릴 필요가 있다. (여기서 '괜찮음'의 의미는 다음날상황을 책임질 수 있음으로 한정) 그러러면 정말 마음이 맞고, 필름이 끊겼을때 뒷처리를 해줄 수있으며, 만취실수를 웃음으로 넘길 수 있는 막역한 사이여야겠지.
그러니까 술이 먹고싶은건 결국 사람이 고프다는 이야기이다. 결혼해서 가정이 생기고 직장때문에 스케쥴이 맞지않아 제대로 한번 모이기 힘든 요즘, 나이를 먹을수록 소원해지는 인간관계에서,그저 막술을 핑계삼아 그들의 온기를 그리워하는 것일지도...

....라고 쓰고 오늘 술마시러 나갔음 ㅋㅋㅋ
숙취도 예전에는 여명 한캔이면 해결됐는데 요즘은 병원가서 진찰받고 와야함...어휴 이 저질체력같으니라구ㅠㅠ

오늘마신 소소한 맥주와 나쵸

홍대골목사이를 헤매다 찾은 가게.
Plan B였던가? 다음에도 가고싶다. 쩝...

덧글
국땡이 2009/11/09 03:49 # 답글
출산 3주가 되어가는데 정말 술먹고싶네요..좋아하는 사람들과 아무렇게나 지껄이면서 소주먹고싶어요..ㅜㅜ
언제쯤 그런시절이 오려는지...ㅋㅋㅋ
김환타 2009/11/09 04:12 #
아.출산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모유수유중이신가봐요. 그때는 술도 그렇고 커피나 탄산음료도 마시면 안된다고 하던것같은데;;;; 아무래도 결혼하신분들은 저렇게 '막술'마시기가 더 어렵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미리 많이 마셔둘 예정입니다 ㅋㅋㅋ
레키 2009/11/09 08:19 # 답글
- 사람이 고프다라... 참 공감가는 말입니다 '~') 요새 참 삭막하죠...+
병원가서 진찰이라니 OTL 환타님 괜찮으신가요 흑흑
김환타 2009/11/10 01:43 #
흑흑 숙취따위로 병원행이라니...전 이제 정말 늙은이라능..;_;
닥슈나이더 2009/11/09 08:56 # 답글
아~ 이런... 술이라면 마셔드릴 수 있습니다~~!! 라는 답글을 달 생각이 들었는데...바로 반전이 이어지다니...ㅠㅠ;;;
김환타 2009/11/10 01:43 #
다음에 정모한번 할까요?ㅋㅋㅋ
귤곰 2009/11/09 09:49 # 답글
저도 윗 글만 읽고 제가 마셔드릴수 있습니다! 라고 댓글을 달려다가..ㅋㅋㅋㅋ말씀처럼 술이 고프다 란 말은 결국 사람이 고프다 란 말과 동일인거 같아요. 아 저도 동네에 머리질끈묶고 츄리닝에 슬리퍼 질질끌고나가서 소주한잔 홀짝거리고 싶어요. 그런데 동네에 그럴 친구가 없어서 제 술친구는 저랍니다. 엉엉........
김환타 2009/11/10 01:44 #
' 제 술친구는 저랍니다. 엉엉........ '이부분에서 폭포와도 같은 눈물이...ㅠㅠ
우리같이 술친구해요 귤곰님!!
2009/11/09 11:46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김환타 2009/11/10 01:45 #
생긴지 얼마안되었다고 했던것같은데..자물쇠님은 얼리어답터☆
V∞GATo™ 2009/11/09 12:03 # 삭제 답글
아..............90년대초 학생시절에 열심히 댕기던 홍대앞 먹자골목 마당깊은집의 옥미주가 갑자기 땡기네요..
김환타 2009/11/10 01:45 #
ㅋㅋㅋㅋ 홍대앞 먹자골목 마당깊은집의 옥미주!꼭 기억했다가 다음에 먹으러 가고싶어요!
아비게일 2009/11/09 12:09 # 답글
전 가끔 남편과 둘이서 저렇게 막술을 마십니다만... 최근 저는 췌장염, 남편은 다이어트 때문에 둘이 술 마실 일이 없어져서 조금 서운합니다.
김환타 2009/11/10 01:46 #
ㅎㅎㅎ건강이 우선이죠. 얼른 쾌차하셔서 다시 음주의 세계를 인조이해보아요~:)
sengbin 2009/11/09 14:09 # 답글
액션가면(?) 너무 귀엽네요 ㅎㅎ정말이지, 옛날에는 술 많이 마시면 뻗는다- 라는 공식이었는데 이젠 조금만 마셔도 머리가 아파요 ㅠㅠ 그래도 꿋꿋이 마십니다 히히
김환타 2009/11/10 01:47 #
전 왜이렇게 잠이 미친듯이 쏟아지는지...돌아오는 지하철에서 병든닭처럼 헤드뱅잉했답니다 호호호;;;
marlowe 2009/11/09 16:03 # 답글
원래 술을 싫어하지만, 회식은 일의 연장이라서 싫어요.학생시절 친구들과 마시던 술이 가장 좋았습니다.
김환타 2009/11/10 01:47 #
오우.회식자리 정말 싫죠. 일의 연장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것같아요. 이럴때 마시는 술은 붓기도 잘 안빠지고 살로 붙는듯.....ㅠㅠ
2009/11/09 16:23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김환타 2009/11/10 01:48 #
와와!! 이게벌써나왔군요>.< 감사합니다!! 안그래도 조만간 포스팅해볼생각이었는데 사진 감사히 쓰겠습니다.입김이 호호나오는 겨울엔 오뎅에 정종이 진리이지요. 해운대앞에 유명한 오뎅집이 있는데 그생각이 간절하게 나네요...ㅠㅠ
eversoul 2009/11/09 23:03 # 답글
우리집 바로옆이닷!!!!!!!!!!!!!!!ㅋ 그냥 반가워서 댓글 다네요-
김환타 2009/11/10 01:49 #
ㅋㅋㅋ 저때 술먹으면서 친구랑 '이근처에서 살면 좋겠다~'이랬는데 마침 동네주민께서 답글달아주시니 반가워용:)
玄月 2009/11/10 00:56 # 답글
이젠 맥주가 만세입니다 ㅠㅠ
김환타 2009/11/10 01:49 #
예전엔 소맥은 기본에 고진감래, 금테은테 회오리주까지 섭렵했는데 이제는 보리발효주에도 취기가...ㅠㅠ
삶은녹차 2009/11/10 09:00 # 답글
직장에서 간만에 휴가를 얻어 하루 건너 한번씩 3일을 밤을 새워가며 마셔 보았습니다.정말 오랜만에 주종별로 접한 술이 반가웠는데, 그보다 더 좋은 것은 더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했던 기억이네요. :)
저는 소주도 맥주도 좋아하지만 막걸리나 동동주류를 정말(!)좋아합니다. 파전이나 고기전이니 하는 것들을 늘어놓고
살얼음 뜬 탁주 한사발 하면...ㅠㅜ 나이에 걸맞지 않게 노인네 취향이란 소리를 많이 듣네요.
김환타 2009/11/11 01:32 #
살얼음 뜬 탁주한사발 ㅠㅠ 우왕 ㅠㅠ 거기에 파전이면 금상첨화이지요. 대학다닐때 주막촌이 부근에 있어서 인지 친숙하게 느껴지는 메뉴네요. 노인네취향...ㅎㅎㅎ 클래식한 취향을 가지신걸요!
2009/11/10 11:22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김환타 2009/11/11 01:32 #
앗!!! 이런 인연이 ㅎㅎㅎ 진짜 세상이 좁군요.제가 작년에 많이 괴롭혀드렸죠? 그래도 덕분에 좋은 작업할 수 있었답니다. 이렇게나마 다시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종종 놀러오세용~>.<